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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코드캠프, 8주간의 회고록

자전하는명왕성 2023. 3. 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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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주, 너는 그간 열렬히 달렸느냐 스스로 묻는다면 쉬이 대답할 수 없다. 하지만 달리다 지칠 땐 그자리에 멈추지 않고 걷기라도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내게 흠뻑 칭찬해주고 싶다.

내가 두 달간 무사히 코드캠프 교육 과정을 수강한 것에 대해서는 내 주변사람들의 공이 컸다. 먼저 내 의사를 지지해주고 어제와 오늘 모두 같은 자리에서 응원해준 가족들과, 바빴던 내 시간에 맞춰서까지 기꺼이 술을 사주었던 친구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가벼운 농담과 고민거리를 나누던 살가운 동기들, 그리고 키보드와 마우스처럼 늘 닿는 자리에서 도움을 주고자 노력해주셨던 멘토님들까지. 한자한자 써내려가며 왜 그동안 모든 감사함을 털어내지 못했는가에 대해 내 그릇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 지금이다.

나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전에는 시인으로서 완벽한 시를 쓰려던 습관 때문인지 코드를 작성하며 만나는 크고 작은 오류들에 부담 갖곤 했지만, 지금은 보다 무덤덤하게 오류들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오히려 오류 덕에 오류를 만나기 전 코드보다 개선된 코드를 작성하게 되었을 때나, 혹은 나와 같은 오류를 겪고 있던 동기들에게 내가 도움이 되었을 때 느꼈던 희열감은 낱낱의 단어로는 형용할 수 없던 기쁨이되기도 했다.

반대로 동기들이나 멘토님들에게 도움을 받을 때는, 도움만 받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해결 방식을 내 언어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했다. 모두 이해하고 흡수할 수는 없었지만, 매일 조금씩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는 스스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이제는 취미가 되어버린 알고리즘 문제 풀이는 내 또 다른 기쁨 중 하나다. 처음에는 수학 문제처럼 명명백백이 확실하다는 것에 끌려 알고리즘 문제를 즐겨 풀었고, 점차 실력이 늘자 내 풀이 방법에 대해 궁금해하는 동기들에게 풀이 방식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언젠가 옆자리 동기 한분이 내게 "진호님 덕분에 알고리즘이 재밌어졌다"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그 말에 찡한 뿌듯함을 느끼고 근 2달 간 프로그래머스에서 200문제 가까이 풀기도 했다.

거창하게 스스로 '개발자'라 칭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내일은 오늘보다 더 완성된 개발자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8주 간의 회고록으로 잠시 쉼표를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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